일상다반사

라섹수술 후기

혼새미로 2020. 1. 12.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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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 1일 경 라섹수술을 받았다.


[수술전]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느끼고, 그 동안 안경을 착용하면서 생활을 해오다가 최근에 매일 안경을 쓰고 다니는 것이 불편하다고 느껴 시력교정 수술을 받기로 했다.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고 싶다고 말하면 다양한 종류의 검사 장비를 통해 안구상태를 측정한 후에 라식 또는 라섹 수술을 추천해준다. 안구상태 검사는 수술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무료로 제공되며, 사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검사하는데 한 시간 정도 소요된다. 보통 각막이 두꺼운 사람은 라섹 수술을 추천한다. 그리고 라식보다는 라섹이 더 안전하다고 추천을 해주었고, 각막이 충분히 두꺼웠던 나는 라섹수술을 받기로 하였다.

담당의사님과 수술날짜를 정하는데 나는 수요일에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수술날짜를 잡으면서 수술 후 일주일 간은 휴식을 취하는게 좋다고 담당 의사님이 말해줬다. 그래서 수요일에 라섹수술을 받고 목요일과 금요일에 연차휴가를 신청하여 집에서 쉬기로 했다.

수술을 받기 전에 라섹수술을 먼저 했던 지인이 수술을 하고 나서 컴퓨터를 할 때 모니터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를 차단해주는 도수없는 안경을 미리 구입해두는 것이 좋다고 하여 주변 안경점에서 구입해두었다. 모니터에서 방출되는 빛 중 파란색 빛은 사람 눈에 매우 안 좋다고 한다. 

라섹수술을 했는데 굳이 또 안경을 사서 쓸 필요가 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눈의 건강을 위해서 모니터를 볼 때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착용하고, 바깥에서 햇빛이 강하게 내리 쬘 때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지인의 말을 듣기로 했다.


[수술당일]

긴장되는 마음으로 병원 대기실에 앉아서 수술 시간을 기다렸다. 병원에서 나눠주는 환자수술복으로 갈아입고 간호사 분이 눈에 마취효과가 있는 약을 두 번에 걸쳐 뿌려주었다. 그리고 잠시 후 간호사분의 안내에 따라 수술실로 들어갔는데 이때가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다. 걸어가면서 '사형대 올라서는 사형수의 기분이 이럴까?'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데 의사 선생님이 들어와서 '안전하게 최선을 다해 수술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하시고 수술을 시작했다. 그 말 덕분에 그래도 약간 안심이 되었다. 수술을 시작하기 전에 눈이 무의식적으로 감기지 않도록 고정장치를 사용하여 눈을 고정하였으며, 최선을 다해 눈 앞에 있는 초록색 빛을 응시하라고 의사 선생님이 지시하였다. 라섹 수술이 처음이고 긴장한 상태였기 때문에 부작용이 생기지 않길 바라면서 무조건 의사 선생님 말씀을 따르려고 했다. 수술은 오른쪽 눈 먼저하고 왼쪽 눈을 다음으로 하였다. 수술을 시작하면 눈 앞에서 초미세 드릴로 각막이 갈려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물론, 마취를 했기 때문에 아무 느낌이 없다. 다만, 점점 시야가 흐려지는 것을 보게 된다. 또한, 레이저를 사용하기 때문에 약간 타는 냄새가 나기도 했다. 시력이 흐려서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보이지 않는다. 잠시 후 의사 선생님의 오른쪽 눈 작업이 끝나면 왼쪽 눈에 대해서도 같은 작업을 진행한다. 그렇게 15분 정도의 수술 시간이 끝나면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게 된다.

수술했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보이는 것은 아니고, 수술 직후에는 마취때문에 고통도 없어서 바로 시력이 약간 좋아진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래서 간호사분 안내에 따라 스스로 걸어서 대기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휴식을 취했다. 의사님은 진료실에서 나에게 일주일 후에 다시 병원에 와서 결과를 확인해보자고 했고, 나는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갔다. 수술 직후 눈이 따갑지는 않았으나, 빛을 보기 힘들어서 눈을 뜨기가 매우 힘들었다. 집에 가는 길에 있는 식당에서 추어탕을 먹었다. 식사를 할 때도 형광등 때문에 음식을 입으로 먹는지 코로 먹는지 모르게 먹었다. 집에 도착해서 집에 있는 모든 커텐을 닫아서 빛을 전부 차단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마취가 점점 풀리면서 눈이 따가워지기 시작했다.

평소에 눈을 계속 뜨고 있으면 눈이 따갑고 눈물이 나오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텐데, 라섹 수술 후에는 이러한 고통이 눈을 감고 있어도 계속 느껴진다. 그리고, 따가움의 결과로 끊임없이 눈물이 흘러나온다. 집에 온 이후 처음 식사 때는 눈을 도저히 뜰 수 없어서 가족이 도와주어야만 했다. 아침, 점심, 저녁마다 병원에서 준 눈에 뿌리는 옵타론이라는 약을 투약해야 했다. 그런데 처음에는 눈이 따가워서 도저히 눈을 뜰수가 없었고, 이 때문에 눈에 투약하는 작업에도 꽤 애를 먹었다.

눈을 감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평소에 자주하던 컴퓨터도 할 수 없었다. 특히, TV나 컴퓨터와 같이 빛이 나오는 화면은 자연광을 보는 것보다 훨씬 눈이 따가웠다. 그래서 TV를 볼 때도 눈을 감고 소리만 듣고, 컴퓨터는 할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래서 컴퓨터를 하는 것은 5분도 안되 포기하였고,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틀고 소리만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리고 잠을 잘 때는 혹시라도 무의식적으로 눈을 긁지 않도록 병원에서 제공해준 안대를 착용하고 자야 한다.

[2~3일차]

집에서 일주일 정도 쉬는 동안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서 밥 먹고 다시 자고, 일어나면 다시 밥 먹고 다시 잤다.

수술 첫 날에는 오히려 덜 아팠고, 마취가 완전히 풀려버린 둘째 날과 셋째 날이 더 아팠다. 둘째 날에는 가만히 눈을 감고 있어도 계속 따가움이 느껴졌고, 이 따가움 때문에 다른 어떤 작업에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차라리 빨리 잠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특이하게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침대에 누워서 자려고 하면 이미 많이 잤어도 계속 잠을 잘 수 있었다. 


[4일차]

수요일에 수술을 하고 토요일이 될 때 쯤에는 눈이 어느정도 회복의 기미가 보였고, 눈을 실눈으로 뜬 상태로 주변을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혼자서 식사가 가능해졌고, TV도 짧은 시간 동안 시청이 가능해졌다. 


[5일차]

일요일에는 수술 이후 처음으로 컴퓨터를 켜서 게임을 해보았다. 다행히 눈이 둘째날이나 셋째날 만큼 따갑지는 않았다. 그때 당시 나는 오버워치를 즐겨했기 때문에 처음에 오버워치를 했는데 그동안 못했던 게임을 해서 그런지 평소보다 더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갑자기 장기간 모니터를 보니 눈이 따가웠지만 오랜만에 게임을 해서 그런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새벽까지 게임을 했다. 


[6일차]

월요일에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회사에 출근을 하였다. 혹시 일하다가 모니터 때문에 눈이 따가워서 일을 못할까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눈이 많이 회복되어 따갑지는 않았다. 또한, 수술 전 지인이 말해서 구입해둔 도수 없는 안경을 착용하고 컴퓨터를 하니 확실히 착용하지 않고 작업할 때 보다 눈이 덜 따갑게 느껴졌다. 수술하고 나서도 안경을 착용할거면 왜 수술을 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수술과 상관없이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자기기의 디스플레이로부터 블루라이트를 차단해주어야 한다. 따라서 ,컴퓨터를 할 때만 안경을 착용하고 평상시에는 착용하지 않는 것 만으로도 나는 만족했다.

회사 동료들은 내가 갑자기 안경을 벗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이유를 물어보길래 라섹수술을 했다고 하니 약간 놀라면서도 신기해 했다. 이미 라섹수술을 한 사람은 이후 조심해야 하는 것들을 알려주기도 했고, 수술에 든 가격을 물어보기도 했다.


[수술 1주일 후]

라섹수술 1주일 후에 의사선생님이 다시 병원으로 오라고 했기에 찾아가서 시력을 재보았는데, 1.0과 0.5 정도로 생각만큼 높은 시력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라식수술의 경우 금방 시력이 좋아지지만, 라섹수술은 6개월 동안 천천히 회복된다고 말씀을 하셨기에 경과를 지켜보기로 하였다. 수술 전에도 오른쪽 눈이 왼쪽 눈보다 시력이 안 좋았고, 난시가 심했다. 그래서 수술 이후에도 시력이 좋았던 왼쪽 눈이 더 좋은 시력을 나타낸 것 같다.

수술 당시 착용했던 보호렌즈를 다시 떼어냈다. 보호렌즈를 떼어내자 약간 시린느낌이 들었다. 시력에는 큰차이가 없었다.

의사님이 다음 방문 시기를 2주, 3주, 4주 등으로 점점 기간을 늘리면서 나의 상태를 검사하기로 했다. 그리고 방문할 때마다 시력을 재면서 의사님이 예상했던 결과가 나타나면 다음부터는 방문하지 않아도 되는 것 같다.


[수술 6개월 후]

12월 지금 약 수술을 받은지 6개월이 지났는데 최근에 회사에서 종합검진을 시켜주어 병원에서 시력검사도 함께 진행하였다.

결과는 1.2 / 1.5 가 나타났다.

이제 회복은 거의 다 된 것 같고, 병원에서도 기간을 정해서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었다.

라섹수술을 해서 시력이 좋아졌지만 이 시력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다시 나빠질 수 있다. 그래서 나의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음의 원칙을 세웠다.

1. 컴퓨터를 할 때는 반드시 도수 없는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을 사용한다. 우리가 컴퓨터를 하면 모니터에서는 RGB 색상을 조합하여 화면에 결과를 출력하는데, 그 중에서 블루라이트는 빛의 파장이 제일 짧기 때문에 장기간 사용시 눈이 크게 나빠질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블루라이트를 차단하는 안경을 착용하여 시력을 보호해야 한다. 처음에 도수없는 안경을 착용했는데 이전에 사용하던 안경과 다르게 안경속 사물이 약간 왜곡되는 느낌이 들어서 사용않하고 있다가 장기간 모니터를 쳐다보면서 눈이 너무 따가웠다. 그래서 안경을 다시 착용했는데, 처음의 그 어색한 느낌만 적응하면 장기간 모니터를 쳐다봐도 확실히 눈이 덜 피로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 컴퓨터 사용시 반드시 안경을 착용하기로 하였다.

2. 자기전에 불끄고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동영상을 보지 않는다. 불을 끈 상태로 장기간 핸드폰이나 태블릿으로 동영상을 보면 그 당시에는 못 느끼지만 이후에 눈이 급격하게 나빠진다고 한다. 따라서, 자기전에 동영상을 볼 때에도 불을 키고 동영상을 보며, 자기직전에 불을 끄고 자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다.

3. 햇빛이 강할 때 바깥에서 선글라스를 착용한다. 햇빛을 직접 응시하지 않더라도 물질에 반사되는 빛도 눈에 큰 자극을 주기 때문에 선글라스를 착용하여 강한 빛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6개월 동안 생활해본 결과 위 두 가지만 잘 지켜도 시력을 보호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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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눈에 비문증이 있었는데 혹시 라섹수술을 하면 비문증이 살아지는지 궁금해서 의사선생님께 물어봤으나, 그런 효과는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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