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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모방과 표절 그 미묘한 경계선

혼새미로 2015. 11. 27.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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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의 무엇을 보고 그대로 따라했다는 것과 참고했다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전자를 보고는 모두들 표절이라고 비난을 하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새로운 창조를 위한 다양한 시도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둘 사이에 명확한 차이점을 찾기는 힘들다. 왜냐면 모방과 표절의 경계선은 너무나도 애매모호해서 쉽게 나누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영화, 음반, 캐릭터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표절 문제가 거론되고 있으며 최근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문화 콘텐츠인 게임도 이 표절 문제 때문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임 업계가 표절 문제로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게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임이 프로그램 언어로 구현된 영상물 이다보니 단순히 영상물로 규정하고 영상물의 저작권법에 적용할 수도 없고, 프로그램으로 규정해 프로그램쪽의 저작권법을 적용할 수도 없다.
일례로 MMORPG에 종종 등장하는 동물 길들이기, 혹은 테이밍이라고 불리는 기술이 있는데 이 기술이 처음 등장한 것은 울티마 온라인이다. 울티마 온라인에서는 바드라는 캐릭터가 악기를 연주해 동물을 길들이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이후에 이 시스템을 도입한 엔씨소프트의 리지니에서는 음악이 아닌 해당 동물의 체력을 감소시킨 다음 먹이를 주면 길들이는 방식으로 구현했고 이후에도 많은 게임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 테이밍 시스템을 구현했다. 각기 다른 방법을 사용해 동물을 길들인다는 하나의 결과를 도출한 것인데, 프로그램쪽에서 볼때는 과정이 다른 것이니 표절이라고 볼 수 없지만, 영상물로 봤을 때는 동물을 길들인다는 울티마 온라인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다른 게임에서 모조리 표절한 것이 된다. 1소절 이상 똑같다면 표절이라고 규정한 음악처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면 별다른 탈이 없지만 게임이 워낙 복합적인 콘텐츠이다보니 이렇게 명확한 근거를 만들어낼 수 없어 이런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 외에도 골치 아픈 사례는 엄청날 정도로 많다. 넥슨의 카트라이더와 한빛의 신야구 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인데 게이머들이 계속해서 지적을 하고 개발사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이슈가 된 것이지 이들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아마 개발사쪽에서 시스템의 비슷함을 걸고 넘어가기 시작한다면 거의 모든 게임이 표절 시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며, 특히 디아블로를 기반으로 발전해온 지금의 모든 온라인 게임들은 전부 표절 시비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그럼 모방과 표절은 어떻게 구분해야 하는 것일까? 누구도 쉽게 규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지만 지난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중국 저작권 세미나에서는 어느 정도 이를 규정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위 사진은 이번 세미나에서 대표적인 표절로 거론된 마시마로와 모시모로의 사진이다. 모시모로는 중국에서 마시마로를 표절한 캐릭터로 현재 중국에서 캐릭터 상품은 물론 생활용품까지 만들어지고 있는데 같이 비교하면서 보면 귀가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지만 언뜻 보기에는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 즉, 바라보는 사람이 원작으로 착각할 만큼 똑같이 만든 것이 표절인 것이다.

게임 쪽에서는 이렇게 명확하게 결론이 나오지는 않지만 표절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번 행사에서는 중국에서 잘 알려진 한국 게임인 미르의 전설2와 중국의 전기세계가 대표적인 예로 거론됐는데 이 두 게임은 많은 부분에서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다.

우선 가장 골치 아픈 부분인 시스템을 살펴보면 두 게임 모두 테이밍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데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테이밍 자체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 경우에는 테이밍을 진행하는 과정조차 똑같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또한 아이템의 경우에도 실제로 존재하는 보석류나 장신구를 표현하기 때문에 모양이 비슷한 경우가 대단히 많으며 이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모양을 가진 아이템이 기능과 효과마저 똑같다면 이것은 분명 표절로 지적될 수 있다.

이것은 사운드 역시 마찬가지이다. 검을 휘둘렀을 때 총 소리가 나오는 게임이 없는 것처럼 어느 정도 상식을 바탕으로 하다 보니 대부분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 cooledit, sound forge와 vegas등의 프로그램으로 테스팅 했을 경우 똑같은 행동을 했을 때 같은 사운드 톤이 나온다면 이것 역시 표절로 판정 받는다. 

 

 

 

이 외에도 게임이 배경이 30%가 비슷하면 표절의혹을 받게 되며, 50%가 넘으면 확실히 표절 판정을 받게 된다. 위 사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기세계의 경우에는 절벽, 사막지역, 일반 필드가 거의 80% 이상 흡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까지 언급한 내용들처럼 모방과 표절은 그 경계선이 항상 모호한 편이다. 현재의 분위기로는 똑같이 모방을 했다고 하더라도 개발자가 먼저 어느 게임이 많이 참고했다고 발언하고 이후에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하려고 노력하면 모방에 이은 재창조라 칭찬하지만 개발자도 언급하지 않은 상황에서 남들이 이 사실을 지적하면 바로 표절로 매도당하는 경우가 많다. 

 

 

 

디아블로를 3D로 만들고 싶다고 얘기한 데카론의 경우가 대표적인 경우인데 지금의 데카론의 모습을 보면 모방에 이은 재창조가 얼마나 좋은 결과를 내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데카론 같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미르의 전설2와 전기세계 같은 안 좋은 모습도 필연적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으니 우리 게임 산업도 이에 대비해 다양한 자료와 대응방법 등의 정보를 미리 하나씩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http://game.donga.com/3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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