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정밀한 ‘중력 지도’가 지난주에 공개됐다.
미항공우주국(NASA)과 독일항공우주센터가 합작한 쌍둥이 인공위성 그레이스(GRACE)가 지금까지보다 최대 100배 향상된 정밀도로 해양과 지표면 전체의 중력을 측정했다. 그레이스 위성의 책임연구자인 미국 텍사스대 바이론 태플리 박사는 “기존의 방법으로 측정하면 30년 걸릴 중력 자료를 그레이스는 30일 만에 수집했다”고 설명했다.
지구의 표면은 매끈한 공 모양이지만 중력으로 나타낸 지구는 울퉁불퉁한 감자 모양이다. 지구의 질량 분포가 균일하지 않기 때문에 지표면에 따라 최대 100만분의 1가량의 미세한 중력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해류나 지하수가 흘러 물질이 모이는 곳, 산맥이 중력이 높다.
지난해 3월에 발사된 쌍둥이 인공위성 그레이스는 고도 450km 상공에서 220km 간격을 유지한 채 지구를 돈다. 특정 부분의 상공에서 앞서 가던 위성이 비틀거릴 때, 뒤따르던 위성이 서로의 간격 변화를 100만분의 1cm 정확도로 측정한다. 이 변화의 크기가 중력 차이를 나타낸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된 중력 지도의 동영상. 빨갛고 솟아오른 부분이 중력이 높은 곳이고, 파랗고 들어간 부분이 중력이 낮은 곳이다. 동영상 제공 NASA
히말라야 산맥처럼 판과 판이 만나 암석이 쌓이는 지역에서는 질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중력이 높게 나타난다. 해양에서도 해류나 밀물과 썰물에 의해 생겨난 언덕과 계곡이 존재하므로, 중력의 변화가 발생한다. 특히 그레이스 위성은 해양에서 꾸준한 질량 이동이 있는 경우에 위력을 발휘해 이전에 구별할 수 없었던 중력 차이를 보여주었다.
이번에 발표된 중력 지도는 그레이스 위성의 시범 작품이다.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씩 지각, 해양, 대기의 움직임에 따라 달라지는 지구의 중력 변화를 측정할 계획이다.
그레이스 위성은 중력이 같은 평균해수면을 수cm의 정확도로 결정할 수 있고, 이를 이용하면 어떻게 해류가 움직이고 기후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낼 수 있다. 또 극지방의 얼음이 변화하거나 지하수가 계절적으로 이동하는 양상도 측정할 수 있다.
이번에 제작된 중력 지도를 펼쳐 보인 것. 빨간색 부분이 중력이 높고 파란색 부분이 중력이 낮다. 우리나라도 비교적 중력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 1mGal은 보통 지구표면중력가속도(9.8m/s^2)의 1백만분의 1에 해당하는 단위다. 사진 제공 NASA
[출처] LG 사이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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