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주목한 전병곤 "빅데이터OS 만들겠다"

세계 최대의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가 주목하는 ‘빅데이터’ 전문가가 한국에서 나왔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전병곤(43·사진) 교수다.

 

 전 교수는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주 레이몬드시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에서 올해의 MS학술상(Microsoft Research Faculty Fellowship)을 수상했다. MS가 매년 컴퓨터 공학 분야에서 최고의 연구 성과를 낸 젊은 교수 7~8명에게 주는 상이다. 컴퓨터공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 어워드’ 후보들로 꼽히는 수상자들에게는 연구비 10만달러(1억원)가 상금으로 주어진다.

 

 특히, 전 교수는 한국은 물론 아시아 최초로 MS 학술상을 받았다. 전세계 정보기술(IT)업계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REEF(Retainable Evaluator Execution Framework )’를 개발한 성과를 인정받았다. 전 교수는 지난 1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REEF를 공개했다. REEF를 쓰면 기존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국내외 IT 기업들이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등 신상품 개발에 REEF를 쓰고 있다.

 

 전 교수는 “소비자의 선택을 예측하는 데 쓰이는 빅데이터는 분석의 효율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분석 속도를 높이면 개인 맞춤형 콘텐트나 광고를 실시간 단위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고 굴리는 데 필요한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도 획기적으로 줄어든다.

 

 그는 또 “빅데이터 분석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근거를 찾는 작업”이라며 빅데이터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전염병·자연재해 같은 재난을 예측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거나 개인별 맞춤 의료 같은 미래형 서비스산업을 키우는 데도 REEF를 활용할 수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특정인의 범행 가능성을 예측할 수도 있다. 그는 “윈도라는 운영체제(OS)가 개인PC 시대를 열었듯이, 빅데이터OS를 만들어 누구나 쉽고 빠르게 빅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MS는 이처럼 전 교수가 상아탑을 벗어나 최신 산업 트렌드에 맞는 분석 플랫폼을 개발한 점을 높이 샀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90학번인 전 교수는 미국 UC버클리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인텔·야후·MS 등 글로벌 IT기업 연구소에서 일했다. 서울대에는 지난해 부임했다. 짧은 시간 내에 다양한 기업 연구소를 거친 이례적인 경험이 전 교수의 경쟁력이 됐다.

 

 전 교수는 인터뷰 내내 소프트웨어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아이디어 하나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게 소프트웨어”라며 “한국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소프트웨어 연구그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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